생산성의 마지막 비밀, 우아함
생산성, 최신 기술 트렌드 등을 주로 이야기 나누려고 개설한 블로그에서 조금은 낯선 주제인 우아함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이 주제에 대한 강연을 들었던 것은 복잡한 어른들의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던 2022년 10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풍월당이라는 클래식 음반 매장에서 제공하는 초청 강의를 들었는데 이날 우아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크게 감동하게 됩니다. 아래의 내용은 그 후 여러 책과 자료들을 찾아 정리한 내용입니다.
우아함이란?
"우아함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소개하는 우아함이란 세상과 편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절박하게 아둥거리기 보단 적절하게 이것저것 사용하여 균형을 맞추며 순수하게 즐기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우아함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제 삶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휴대전화로 업무를 보다 길거리에서 상대방과 부딪히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메신저와 인터넷 소식에 집중하느라 창밖의 아름다운 노을을 놓치곤 합니다. 편하게 살기 위해 이용하는 기술이지만, 정작 저는 우아하게 살아가는 법을 점점 잊어가는 것 같습니다.
우아함은 야단법석을 떨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미묘하게 따스하게 만들어줍니다. 본질적으로 우아함은 침착함과 편안함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사람, 평온해 보이는 우아한 사람에게 감동합니다.
우아한 사람들
몇 해에 걸쳐 성악 발성과 노래 부르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뒤늦게 음대를 가려는 것도, 어린 시절에 못 다 이룬 꿈이 아쉬워서 배우는 게 아니라 순수 취미로 배웁니다. 아무래도 취미가 그러다 보니 여러 성악가들의 영상을 찾아보곤 합니다. 좋아하는 성악가와 동영상이 여럿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성악가인 토마스 크바스토프와 좋아하는 연주가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이 함께한 연주를 소개합니다.
일반인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는 감정은 충격을 넘어선 경이입니다. 기본적으로 성악에서는 마이크가 없는 곳에서 멀리까지 소리를 보내기 위한 여러 기법을 사용합니다. 벨칸토, 파사지오 등의 발성법, 호흡법, 공명, 마스께라 등의 용어는 성악에 관심 없는 일반인들도 들어 볼만큼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 성악가는 어땠나요? 우아하게 노래 부른다는 느낌이 들지 않던가요? 굉장히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부르기에 듣는 이들도 순수하게 노래에만 집중하고 행복과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아한 운동선수들도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고 싸우지만 겉으로는 투쟁심이 드러나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적절한 균형과 리듬을 유지하며 유기적인 움직임을 이어갑니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그 한순간을 위해 감내해야 했던 시간과 땀방울, 최고를 이루고자 하는 선수의 염원이 한데 어우러져 예술을 빚어냅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김연아 선수를 생각해 봅니다. 무엇이 그녀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을까요? 물론 척박한 환경에서 쉽게 이루기 힘든 결과를 달성한 이유도 있지만, 그녀가 보여준 신체적 조화와 균형감, 편안함, 즉 피겨 스케이팅을 통해 보여준 그녀의 우아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생산성과 우아함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과 관련 도구를 주로 다루고자 하는 블로그에서 우아함을 다루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우아함은 노력, 특히 안팎의 노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무언가가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연습하고, 전념하고, 자제해야 합니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과 도구를 알더라도 이러한 것들이 자연스럽게 제 삶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연습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선수들의 슈팅 동작이 그토록 우아하고 멋있는 것은 그 한 순간을 위해 몇 년이나 흘린 땀과 연습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음으로 제 인생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과정이고, 그 과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메모를 잘 관리해서 글을 잘 쓰고, 일정을 잘 관리해서 목표한 일을 제 때에 끝내기보단, 어딘가 조금 부족하더라고 매끄러운 움직임, 저의 본성에 관해 말해주는 어떤 것을 갖는 우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단순히 일잘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 행동하는 법을 익히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존중하고 공감하며 함께 일할 줄 아는 우아함이 내재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우아함 속의 침착함과 편안함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우아함으로의 초대
처음에 언급했던 "우아함의 기술"이라는 책의 한 문구를 소개하며 오늘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방식, 우리가 우리의 몸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서 살아가는 방식의 진수여야 했던 그것을 잃어버렸다. 21세기의 삶은 급하고 서투르고 불만스럽기 일쑤이다.
바쁘게 살아가느라 잃어버렸던 우아함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잠시 멈추고,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고, 우아함을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우아함을 추구함으로써 더 높은 생산성을 달성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모두가 되길 바랍니다. 그렇게 모두가 만들어가는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앤드류님 글도 말씀도 우아한 기품이 느껴집니다
답글삭제